‘택진 머니’의 물량공세, 오너 야구사랑과 10년 투자 결실 [NC 창단 첫 우승]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10.25 06: 18

‘택진이 형’의 꿈이 이뤄지기까지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남다른 야구사랑으로 대기업들의 ‘놀이터’였던 프로야구판에 뛰어들었고 아낌없는 지원과 투자로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NC는 2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NC는 81승 53패 5무의 성적을 찍었고, 남아있던 우승의 매직넘버 1을 지우면서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 2011년 3월, KBO리그의 경남 창원을 연고로 한 신생 제9구단으로 리그에 가입한 NC다. IT 게임 업체로서 업계를 주도하고 이끌어가던 NC의 프로야구단 창단은 모두의 관심을 끌었다. 야구단 창단 과정을 통해 모그룹 엔씨소프트를 창립한 ‘벤처 1세대 기업가’ 김택진 대표의 평소 야구 사랑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로써 NC는 시즌 81승 53패 5무의 성적을 찍으며 남아있던 정규리그 우승의 매직넘버 1을 지웠다. 지난 2011년 창단 이후 9년 만에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NC다이노스 김택진 구단주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사실 NC의 창단 과정에서 반대가 적지 않았다. 특히 야구단 창단의 이유와 당위성을 설명하고 설득해야 했지만 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 주주들의 반대가 극심했다. 야구단은 순이익을 내지 못하고 야구단 자체로는 자생하기 힘든 환경이었다.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사회 공헌과 그룹 홍보 수단이라는 미명아래 대기업들의 야구단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김택진 대표는 자신의 야구 사랑을 어필했고 게임IT 기업으로서 사회에 환원 사업을 야구단을 통해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결국 NC는 야구단 창단 과정의 우여곡절 끝에 결국 창원 연고지에 자리를 잡았다. KBO와 기존 구단들이 내세웠던 자금적인 부분의 높은 진입 장벽도 김택진 대표는 구단주의 자격으로 완벽하게 해소했다. 야구발전기금 20억원, 가입금 30억원을 KBO에 납부했다. 그리고 연고지 창원시와 신구장 부지 선정 과정에 난항이 있었지만 결국 창단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창원 NC파크 신구장도 2019년에 개장시켰다. 
돈만 쥐어준다고 투자가 아니다.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에 걸맞는 의사 결정 체계가 수반 되어야 한다. NC는 이 과정에서 빠르고 과감했다. 벤처 기업다운 빠른 의사결정 체계에 더해 선수단의 의견을 직접 수렴하는 과정으로 올바른 투자 방향을 설정했다. 팀이 필요한 곳에 착실하게 투자했다. 2013년 창단 첫 시즌의 한계를 절감하고 곧장 FA 시장에 뛰어들어 이종욱과 손시헌을 영입해 센터라인을 강화했다. 2016시즌을 앞두고는 대형 3루수이자 우승청부사 박석민과 4년 96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박석민의 합류와 함께 NC는 우승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리고 2018시즌 최하위 이후 양의지를 영입할 당시, 김택진 구단주와의 식사 자리에서 선수단 대표였던 모창민의 말 한마디에 김택진 대표는 빠르게 양의지 영입을 지시한 바 있다. FA 역대 최고액 2위에 달하는 4년 125억원의 거액을 안기며 목표를 달성했다. 의견수럼-결정-투자의 과정이 원할하게 이뤄진 예다. 
이동욱 감독 역시 "구단주님께서 부족함 없이 현장을 위해 많이 지원해주셨다. '부족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달라 해주셨다'. 그래서 팀이 더 강해질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결국 김택진 구단주의 야구 사랑이 야구단의 방향성을 곧게 만들었고, 10년 투자의 결실을 맺었다. 우승이 확정된 뒤 김택진 구단주는 그라운드로 내려와 마이크를 잡고 팬들 앞에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울먹이며 우승의 기쁨을 곱씹었다. 그리고 김 구단주는 구단을 통해  "창단 10년이 지나기 전인, 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할 수 있어 기쁘다. 특히 홈구장에서 팬 여러분이 지켜보는 가운데 확정해서 너무 영광스럽다"면서 "앞으로 남아있는 우리의 꿈을 하나하나 이뤄내는 구단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순수한 야구 사랑의 아름다운 결말이었다.
최근 구단을 사유화하면서 고위층 한 사람의 놀잇감으로 만든 수도권의 모 구단의 모습과는 비교됐다. 올바른 야구 사랑이 무엇인지를 일깨워 준 NC의 우승이다. /jhrae@osen.co.kr
이로써 NC는 시즌 81승 53패 5무의 성적을 찍으며 남아있던 정규리그 우승의 매직넘버 1을 지웠다. 지난 2011년 창단 이후 9년 만에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좌측부터) NC다이노스 황순현 대표이사, 김택진 구단주, 이동욱 감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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