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ERA 23.14 ‘비밀 병기’, 초보 감독은 역전 위기에도 믿고 올렸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4.07 10: 19

 지난 2월말이었다. LG 트윈스가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하는 도중, 류지현 감독은 불펜진의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를 이야기하다가 김대유(31)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지난해 LG 불펜에서 왼손 투수는 진해수, 최성훈이 풀타임으로 뛰었다. 김대유는 지난해 1군에서 단 3경기를 뛰었고, 평균자책점 23.14(2⅓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김대유는 2010년 넥센에 입단, SK와 KT를 거쳐 2019시즌을 마치고 2차 드래프트에서 LG의 선택을 받아 팀을 옮겼다. 지난해까지 통산 39경기에 등판해 6점대 평균자책점에 1패를 기록했다. 홀드도 하나 없었다. 류지현 감독은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김대유가 공이 좋았다. 시즌에 들어가서…”라고 아쉬워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김대유는 3경기에서 2⅔이닝을 던져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개막 엔트리에 진해수와 함께 김대유가 왼손 불펜으로 포함됐다. 조금 예상 외였다. 최성훈이 탈락했다. 최성훈은 4경기에서 3⅓이닝 4피안타 2볼넷 1실점(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6일 열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 LG는 3-0으로 앞선 8회 위기를 맞았다. 이정용이 1사 1루에서 2루타, 단타를 맞으며 2점을 허용했다. KT 타선은 3~5번 중심 타선으로 이어졌다. 이 때 LG 벤치는 투수 교체, 김대유를 마운드에 올렸다. 불펜에 베테랑 송은범이 몸을 풀고 있었지만, 스위치 히터인 알몬테 상대로 김대유를 내세웠다. 
알몬테가 이날 우타석에서는 2차례 내야 땅볼, 좌타석에서는 안타를 때린 결과를 염두에 둔 것인지, 4번 강백호까지 좌타자를 생각하고 좌완 김대유를 기용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좌완 진해수도 아니고, 김대유는 조금 의외였다. 
3-2 박빙의 상황에서 등판한 김대유는 우타석에 들어선 알몬테를 2볼 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커브로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위기를 단숨에 지워버렸다.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김대유는 팀 동료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LG는 9회 마무리 고우석이 공 6개로 3아웃,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류지현 감독은 6일 경기 후 수훈 선수로 수아레즈와 고우석을 언급하면서 “김대유가 위기 상황에서 침착하게 자기 역할을 정말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류지현 감독은 취임 후 지난 5년 동안 평균 72경기에 등판한 진해수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김대유가 비밀병기로서 어느 정도 덜어줄 지 주목된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