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만만해?"..日여론, 바흐 올림픽 강행 발언에 발끈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1.04.30 14: 49

"국민들의 분노는 당연하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도 도쿄올림픽 강행 의사를 거듭 드러내자 일본 언론들이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일본 일간지 '겐다이'는 30일 바흐 위원장이 일본인들의 정신력을 칭찬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28일 열린 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 일본 정부, 도코도, 대회조직위원회 5자 회의에서 "일본인이 끈질기고 주저 앉지 않는 정신을 갖고 있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역경을 극복해 왔듯이 올림픽도 어려운 상황에서 극복할 수 있다"고 모두 발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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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겐다이는 바흐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올림픽을 위해 불굴의 정신으로 코로나를 뛰어넘으라는 것"이라면서 "왜 올림픽을 위해 일본인이 희생돼야 하는가. 당연히 인터넷에서는 '일본을 만만하게 보는 것이다. 분하다', '땅이 이어져 있지 않은 작은 섬나라인 줄 알고 아무렇게나 지껄이는구나', '장난하나' 등의 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도쿄 등 일본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긴급사태가 선언되자, "골든위크를 앞두고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사전 대책으로 이해한다"면서 "도쿄올림픽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 시국에 올림픽을 개최하는 데 대한 일본 내 부정적인 여론을 무시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일본 민심의 공분을 샀다. 일본은 23일 코로나19 관련 대책본부 회의에서 도쿄도, 오사카부, 교토부, 효고현 등 4개 광역지역을 대상으로 3번째 긴급사태를 선포했다. 
겐다이는 스포츠 작가 쓰다 도시키가 바흐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일본 국민이 어떻게 되든 도쿄올림픽만 개최하면 된다"는 뜻이라고 비판한 내용을 덧붙이기도 했다. 
특히 쓰다는 "IOC 위원장의 말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무책임하고 제멋대로인 발언"이라며 "코로나19에 대한 증거도 없는 '정신론'을 들고 나오다니 정현 믿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인을 치켜세워 여론을 바꾸고 싶었겠지만 역효과"라며 "IOC가 도쿄올림픽을 고집하는 것은 앞으로 10개월 남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문이다. 중국은 지금 인권 문제 때문에 각국에서 보이콧 움직임이 일고 있다. 만약 도쿄올림픽이 망하면 베이징올림픽까지 공멸할 가능성은 아주 커진다. 중국기업이 올림픽 스폰서를 맡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개최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마지막으로 "바흐 위원장의 흑심은 엇나갔고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일본의 개최 분위기가 위축되고 있다. 숱한 말실수로 모리 요시로 회장이 떠난 지금  바흐 위원장이 도쿄올림픽 개최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라고 비꼬았다. 한편 도쿄올림픽은 오는 7월 23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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