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1위"…'모가디슈', 그냥 되게 열심히 만들었을 때 [Oh!쎈 탐구]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7.30 09: 26

 류승완 감독은 영화 ‘모가디슈’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카체이싱 액션 등) 어떻게 만들었는지 말씀 드리려면 몇 날 며칠이 걸린다. 그냥 되~~게 열심히 만들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이 연출한 ‘모가디슈’(배급 롯데, 제작 덱스터스튜디오 외유내강)는 생지옥이 따로 없었던 1990년 12월~1991년 1월 소말리아 내전 현장에서 동거 끝에 극적으로 탈출한 주 소말리아 남북한 대사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이달 28일 극장 개봉해 상영 첫날과 둘째 날인 어제(29일)까지 이틀 연속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에 가깝다기보다 실화에 상상력을 가미한 액션 드라마에 방점을 찍었고, 극적인 서사 전개로 풀어내면서도 여러 캐릭터들의 심리상태까지 놓치지 않은 영화다. 

영화 포스터

류승완 감독의 말대로 “되게 열심히 만들었다”는 문장이 영화 ‘모가디슈’를 표현하기에 아주 적절해 보인다.
영화 스틸사진
화면만 봐도 온몸을 감싸는 아프리카의 뜨거운 열기와 습기가 전해지는 듯하다. 소말리아를 상징하는 하늘색과 흰색의 색감이 화면 전체에 일렁인다. 푸른 하늘과 흰색 건물들이 돋보인 이유다. 그리고 정부에 전쟁을 선포한 반군의 내면을 대변하는 강렬한 악기 소리도 시종일관 심장을 때린다.
‘모가디슈’는 통상적으로 남북 영화에 차고 넘치는 눈물 대신 담백한 말과 눈빛으로 인물의 심리를 실체화 했다. 갈등했던 첫 만남 이후 위기를 맞이하고,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에 대한 마음을 열고 마음 속 깊이 동료애를 나누는 모습은 또 다른 차원의 울림을 전한다. 살고자 했던 마음이 간절했던 그들은 굳이 남과 북을 나누지 않았다.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이들의 발걸음은 고스란히 ‘모가디슈’를 통해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 
영화 스틸사진
물론 그들이 “여기서 헤어집시다. 잘들 가세요”라고 말하는 순간이 돼서야 약간의 눈물을 허용한다. (그렇다고 눈물샘을 자극하는 정도는 아니고.)
동족상잔의 비극에 대한 동정이라기보다 동고동락하며 일말의 정이 쌓인 그들이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쌓인 애정에 대한 회한 때문이다. 남한의 한신성(김윤석 분)과 강대진(조인성 분), 북한의 림용수(허준호 분)와 태준기(구교환 분)는 그렇게 따뜻한 시선으로 헤어진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러닝타임 1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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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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