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8000만원 받는데…’ 가족 위해 미국행, 복귀 기약 없는 외국인 어쩌나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1.09.02 05: 06

키움 히어로즈가 돌아오지 않는 외국인투수 제이크 브리검(33)을 기다리고 있다.
키움은 지난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1-7 강우콜드패를 당하며 3연패에 빠졌다. 리그 순위도 승률에 뒤져 4위에서 6위로 하락했다. 
전반기 리그 중단 기간 안우진과 한현희가 코로나19 방역 위반 논란으로 징계를 받으면서 후반기 출전이 불투명해진 키움은 외국인투수 제이크 브리검까지 미국에서 돌아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7월 12일 출산을 앞둔 아내의 건강이 악화돼 간병을 하려 미국으로 출국했지만 아직까지 입국일자도 결정되지 않은 것이다. 한 달 반이 지났다. 

키움 선발투수 브리검이 역투하고 있다. 2021.06.25 /sunday@osen.co.kr

브리검이 출국할 때까지만 해도 브리검의 공백이 이렇게 장기화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리그가 중단됐고 올림픽 휴식기까지 있기 때문에 후반기 초반에는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렇지만 아내의 건강이 좀처럼 좋아지지 않으면서 브리검의 미국 체류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출산예정일이 지났지만 아직 귀국 일정도 결정되지 않았고, 돌아오더라도 2주간 자가격리와 실전투구를 준비하는 시간도 필요해 곧바로 1군에 복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치열한 순위 다툼에서 뼈아픈 전력 공백이다. 
외국인선수 교체도 불가능하다. 이미 올해 외국인 교체 횟수(2회)를 모두 사용했기 때문이다. 키움은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2경기밖에 뛰지 않은 투수 조쉬 스미스를 방출하고 브리검을 데려왔고, 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도 지난 7월 윌 크레익으로 교체했다. 브리검까지 경기에 나오지 못하면서 키움은 현재 경기에 뛰지도 않는 외국인선수 3명에게 계속 월급을 주고 있는 셈이다.
프레이타스(55만 달러)와 스미스(50만 달러)의 보장 연봉을 합하면 총 105만 달러(약 12억 1747만 원). 키움은 여전히 두 선수에게 잔여연봉을 지급하고 있다. 구단에 양해를 구하고 미국에 가있는 브리검(연봉 48만 달러) 역시 월급을 지급받고 있다. 규모는 월 6만 8000달러(약 7884만 원)에서 7만 달러(약 8116만 원)에 달한다. 후반기 1승이 아쉽고, 무관중 경기로 인해 재정적으로 힘겨운 키움 입장에서는 아까운 돈이 아닐 수 없다. 8월 월급은 놀면서 받은 셈. 
키움은 현재 주축선발투수가 3명이나 빠진채 후반기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홍원기 감독은 “가족이 우선이다”라며 브리검을 감싸면서도 “공백이 이렇게 길어질 줄 알았다면 무릎을 꿇어서라도 말렸을 것”이라며 씁쓸한 농담을 남겼다. 브리검은 후반기 늦게라도 돌아와 키움에 힘이 될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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