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프로그램 선호도 1위"..'지락실2', 女예능 자존심 지켰다[Oh!쎈 이슈]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3.06.24 15: 30

'지락실2'가 전성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단 시즌2만에 탄탄한 팬층을 구축하며 여성 예능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한국갤럽은 2023년 6월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순위를 공개했다. 그 결과 tvN 예능프로그램 '뿅뿅 지구오락실2'(이하 '지락실2')가 선호도 4%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첫방 직후였던 지난달 8위를 차지한 데 이어 한 달만에 7단계가 상승, 정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갤럽이 해당 조사를 시작한 2013년 이래 여성 예능프로그램으로는 첫 1위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그간 MBC '무한도전', KBS2 '1박 2일'과 같이 '국민 예능'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패밀리십 예능의 경우 대부분 고정 멤버는 남성 출연진들로 이루어져 왔다. 여성 출연진이 나온다 해도 '홍일점'이라며 형식상 한두명 정도만 자리를 채우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며, 여성 멤버만으로 구성됐다 하더라도 MC 명목으로 남성 출연진을 끼워넣거나, 매회 게스트를 초대해 '여성 예능'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대중들의 성인지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여성 레귤러 예능도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그 가운데 SBS '골 때리는 그녀들',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 처럼 흥행과 화제성까지 잡은 여성 예능도 점차 수를 늘려갔다. 그럼에도 '무한도전'과 같이 '웃음'이라는 예능의 본분에 충실한 리얼 버라이어티 분야에서는 좀처럼 여성 예능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못했다.
'지락실' 시리즈는 그 공백을 메꾸며 여자들만으로도 충분히 웃길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지락실'은 지구로 도망간 달나라 토끼를 잡기 위해 뭉친 4명의 용사들이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치는 신개념 하이브리드 멀티버스 액션 어드벤처 버라이어티로, '1박 2일 시즌1', '삼시세끼', '신서유기' 등을 연출했던 나영석PD가 새롭게 선보인 예능이다. 이은지, 오마이걸 미미, 이영지, 아이브 안유진까지 비교적 젊은 층으로 구성된 '지락실' 시리즈는 MZ세대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대세 예능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방송된 시즌1은 비드라마 TV화제성 차트에서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티빙 시청UV와 유료가입기여도 1위를 기록했다.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예능작품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화제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 뒤를 이어 지난달부터 방송 중인 시즌2는 단 4회만에 전작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뛰어넘었으며, 현재까지도 3%대 시청률을 유지 중이다. 많은 케이블 예능들이 0%~1%대 시청률에서 고전 중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선방한 셈이다.
'지락실'의 강점으로는 젊고 새로운 조합에서 나오는 신선함이 꼽히고 있다. 대다수 예능이 '거기서 거기'인 다소 뻔한 출연진 구성과 낡아빠진 웃음코드로 지루함을 유발했다면, '지락실'은 시대의 흐름을 잘 따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로를 속이고, 깎아내리는 방식으로만 웃기려는 구시대적인 전개를 떠나 오로지 멤버들의 끈끈한 케미와 솔직함, 통통튀는 개개인의 매력으로 승부하며 시청자들에게 '불편하지 않은 웃음'을 선사한다는 점 또한 '지락실'만의 인기 요소다.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는 말처럼 드라마나 영화, 예능 할 것 없이 시즌제의 경우 갈수록 시청률이나 화제성이 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지락실2'는 나름의 콘크리트 시청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나영석 PD의 전작 '신서유기'가 그랬듯 '지락실' 역시 시즌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며 여성예능 최초 장수프로그램이라는 신기록을 세울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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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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