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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통신] 중국 간 축구대표팀 ‘도시락 사건’ 없는 이유 

[OSEN=창사, 서정환 기자] 축구대표팀에는 손빨래를 하는 선수도, 도시락을 시켜먹는 촌극도 없다.

2015년 10월 남자농구대표팀은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개최된 아시아농구선수권에 출전했다. 2016 브라질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중요한 대회였다. 그런데 막내급 선수 중 일부가 대회기간 초반 선수들의 유니폼을 손으로 빨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설상가상 현지음식이 대표팀 입맛에 맞지 않았다. 선수단이 묵는 호텔에 서양식 식단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 잘 먹어야 할 운동선수들이 라면이나 즉석밥에 손을 댔다.

다행스럽게 농구대표팀은 인근 한식당에서 도시락을 시켜먹었다. 그것도 예산이 부족해 경기가 있는 날 점심 한 끼만 시켜먹었다. 애국심이 발동한 교민사장이 가격도 할인을 해줬고, 직접 배달까지 해줬다. 심지어 세탁업체까지 주선해줬다. 다행히 도시락 맛이 좋아 선수들 컨디션 관리에 큰 몫을 담당했다.

그럼에도 농구대표팀은 아시아 6위로 추락, 창사참사를 당했다. 여러 핑계를 댈 것도 없이 실력이 부족한 탓에 졌다. 급조한 대표팀은 세계농구의 흐름에서 뒤쳐졌다. 당시 기자는 창사에서 농구대표팀의 ‘도시락 사건’을 보도했다. 국내에서도 대표선수에 대한 형편없는 대우를 두고 엄청난 파장이 일었던 사건이었다. 중국언론도 이 사건을 보도해 국제적 망신까지 샀다.


[장사통신] 농구대표팀이 먹는다는 도시락, 먹어보니 (http://osen.mt.co.kr/article/G1110257185)


기자는 2년 만에 다시 창사를 찾았다. 월드컵 최종예선에 참가한 축구대표팀을 취재하기 위해서다. 똑같은 장소에서 치르는 경기서 축구대표팀은 농구대표팀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대한축구협회는 사전답사를 통해 중국원정에 만전을 기했다. 협회 직원들도 처음부터 원정에 동행해 선수단은 물론 30여명 규모 국내취재진의 편의까지 봐주고 있다. 현지에서 일을 해결하는 코디네이터도 있다. 주무 한 명이서 선수단 지원은 물론 통역까지 도맡아야 했던 농구대표팀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축구대표팀 선수단은 켐핀스키 호텔에 머물고 있다. 창사에서 가장 좋은 5성급 호텔이다. 2년 전 중국농구대표팀이 묵었던 바로 그 장소다. 조리장이 독일인이다. 서구식 식단이 아주 잘 나와 그것만으로 선수들의 식사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전용조리장을 고용하고 있다. 축구대표팀이 세계 어디를 가든 따라가 식단을 책임진다. 식자재를 한국에서 공수하기도 하고, 현지조달도 한다. 선수들이 입맛을 잃으면, 당장 컨디션 관리에 큰 타격이기 때문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현지에서 더위에 지친 선수들을 위해 조리장이 ‘오이냉국’을 해줘 입맛을 되찾게 한 일화는 유명하다. 도시락도 제대로 못 먹는 농구대표팀은 꿈도 못 꾸는 일이다. 한마디로 ‘클래스’가 다르다.


축구대표팀 관계자는 “켐핀스키 호텔에 주방직원만 100명이다. 대표팀 조리장이 진두지휘해 40인분의 식사를 준비한다. 호텔에서 도와주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 독일인 셰프가 서구식 식단을 내놓고, 우리 조리장은 밥, 국, 반찬 등 한식을 준비한다. 오늘도 갈비찜 등이 메뉴로 나왔다”고 전했다. 켐핀스키 호텔의 셰프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마찬가지로 독일인이다. 게다가 축구팬이다. 아내는 한국 사람이다. 셰프측에서 물심양면으로 축구대표팀을 돕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경기장에서 직접 응원까지 펼칠 계획이다.

대표선수들은 최고급 호텔에서 2인 1실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손빨래를 하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손흥민, 황희찬 등이 유럽에서 올 때는 모두 비즈니스 항공권이 제공된다. 농구대표팀처럼 2미터 거구들이 좁은 이코노미 좌석에 몸을 구겨 넣는 일도 축구대표팀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물론 축구협회와 농구협회는 예산의 규모와 집행, 대기업 스폰서 유치 등에서부터 엄청난 차이가 있다. 대기업과 구멍가게를 직접 비교하는 격이다. 다만 어느 종목의 선수가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에 자긍심을 갖고 뛸 지는 명확하다.

주장 기성용은 “우리는 나라를 대표해서 뛰는 선수들이다.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앞으로 대표팀에서 할 수 있는 기간이 더 적다. 한 경기 한 경기가 매우 소중하다. 대표팀 경기를 하면서 생각이나 행동에 많은 변화가 있다. 한국축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월드컵에 가야 한다. 월드컵에 못 나갔던 선수들은 더 절실하고 절박하게 뛸 것이다. 그런 선수들 위해서라도 당연히 월드컵에 나가야 한다”며 태극마크에 강한 자긍심을 보였다.


최근 상하이 상강은 기성용에게 연봉 200억 원이란 파격 제안을 해 화제가 됐다. 기성용은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며 제안을 거절하고 유럽에 남았다. 기성용이 한국대표팀 주장으로서 중국의 유혹을 뿌리쳐 자존심을 지켰다는 호평이 뒤따랐다. 이처럼 기성용이 대표팀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이에 어울리는 지원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창사=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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